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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건강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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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 HEALTH 

[Apr 2022-May 2022]

 

 

 

참을 수 없는
염증의 무거움 

다래끼가 났을 때도 염증이 났다고 하고, 류머티즘을 앓을 때도 염증 반응이라고 한다.

심지어 마음의 병인 우울증도 그 원인을 염증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쯤 되면 ‘만병유발자’쯤 되어 보이는 염증, 그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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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은 흔한 단어다. 신체에 상처가 덧났을 때도, 몸속에서 이상 조직이 발견되었을 때도 병원에서는 대부분 ‘염증’ 소견을 낸다. 염증은 면역반응의 일종으로 부종과 발열,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을 아우르는 큰 개념이다.


인체 스스로 회복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작용이 이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벼운 염증은 금세 자연 치유되지만, 체내의 만성 염증은 소화기 질환, 호흡곤란 등 광범위한 증상으로 일상에 불편을 초래한다. 특히 만성염증은 노화와 함께 위중한 상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일찍이 ‘염증 관리’를 습관화하는 게 좋다.


평소에는 없어야 할 염증이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 자가면역질환, 비만, 환경적 요인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염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암 같은 더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평소 염증 수준을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염증 증상은 쉽게 호전되기 어려워 미리 파악하고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염증수치(CRP)가 높은 사람은 암 발생률과 사망 위험이 남성은 각각 38%와 61%, 여성은 29%와 24%나 높게 보고되고 있다.


만성염증에 경계심을 가져야 할 충분한 근거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케임브리지대 정신의학과 교수 에드워드 불모어의 지적처럼 신체의 염증을 방치할 때 서늘한 우울증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상존하니 말이다.


신체 전반을 위협하는 만성염증


뚜렷한 원인을 모른 채 기운이 빠지고 몸이 아프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로 힘이 들어 원인을 알고 싶어도 병원에서 들을 수 있는 소견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만성염증을 의심해야 한다. MRI나 초음파 또는 컴퓨터 단층촬영 등 첨단 의료기기로 검사해도 별 이상이 없다는 소견만 들었다면, 만성염증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내 몸을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부터 해야 한다.


체내에 숨어 있는 만성염증은 넘어져 다쳤을 때 생긴 딱지처럼 어느 한곳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만성염증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신체 전반의 기관과 세포를 공격하며 조직을 망가뜨릴 수 있다. 나아가 혈관을 따라 떠다니는 염증 물질은 흔히 ‘피떡’이라는 플라크를 만든다. 이는 심장으로 향하는 혈류 흐름을 방해해 심근경색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염증은 몸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그 방법 중에서도 생활 습관 개선과 염증에 좋은 음식을 챙기는 식습관 개선이 특히 중요하다.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고과당 옥수수 시럽 과자나 빵, 사탕 및 젤리류를 만들 때 쓰이는 감미료인 액상과당은 간을 통해 소화, 흡수된다. 이 과정을 통해 생성된 지방은 전신에 퍼지는데, 이는 체내의 산화스트레스와 지방간, 포도당 과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세포의 염증성 변화를 유발하는 만큼 달달한 간식이 당긴다면 당분이 적은 다크 초콜릿이나 달걀, 아보카도 등 염증에 좋은 다른 음식으로 대체한다.


식품첨가물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유화제 등 화학식품 첨가물 중에는 체내에서 제대로 분해, 소화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우리 몸은 이런 물질을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로 인식해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생의과학연구소 앤드루 게워츠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화제가 섞인 물을 마신 쥐의 염증 유발률이 맹물을 마신 다른 그룹보다 높고, 초기 당뇨 증상도 더 많이 발생했다.


 

트랜스지방 만성질환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트랜스지방은 다양한 염증 질환의 원인이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과 마찬가지로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의 보관과 유통을 위해 광범위하게 쓰이는데 혈관염증지표를 높여서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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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완화에 이로운 성분과 음식


강황 노란색 강황에는 커큐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커큐민은 체내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로 신체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며 치매를 예방한다. 또 암을 예방하고 암세포 전이를 지연하는 역할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커큐민의 생체 이용률이 낮다는 점. 물에 잘 녹지 않고 성분 입자가 커서 체내 흡수율이 낮은 데다 흡수되더라도 온전히 쓰이지 못하고 배출되기 쉽다. 커큐민의 흡수율은 지방과 함께 섭취하거나 후추(Black Pepper)를 곁들일 때 높아진다. 특히 후추의 피페린 성분이 커큐민의 흡수율을 20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혀지면서 커큐민 관련 건강기능식품 대부분은 후추의 커큐민 성분을 함께 함유한다.


빨간 양파 뛰어난 지방 분해력으로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양파. 특히 빨간 양파의 효능이 뛰어난데, 이는 플라보노이드와 퀘르세틴이라는 성분 덕분이다. 빨간 양파에 풍부하게 함유된 두 성분은 항암 효과가 높고 발암 물질을 생성하는 염증 물질의 생성을 막아 염증에 좋은 식자재로 꼽힌다. 여기에 해독 작용 및 암세포 증식 차단 효과도 있다. 빨간 양파는 ‘혈관청소부’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은 식품이다. 체내 독소를 배출함은 물론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여러 혈관 질환 예방에 탁월하다.


영국 식품연구소의 폴 크룬 박사팀은 양파가 만성염증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빨간 양파는 흰색의 일반 양파보다 퀘르세틴을 두세 배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퀘르세틴은 알맹이보다 껍질 부분에 더 많이 함유돼 있다. 껍질까지 함께 챙겨 먹는 게 퀘르세틴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양파는 여러 가지로 이롭다.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밖에 눈건강에 이로운 안토시안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크롬 성분도 많이 함유해 꾸준히 챙겨 먹으면 건강에 아주 이롭다.


오메가-3 순도 높은 오메가-3는 ‘항염증제’로 불릴 만큼 염증 억제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만성염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염증에 좋은 음식과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훌륭한 영양분과 바람직한 생활 습관이 만나면 우리 몸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직 건강해서, 아직 젊어서 건강에 소홀해도 된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우리 몸을 침범하고 있을지 모를 만성염증, 그 관리법은 행복한 삶을 지탱하는 올바른 태도다.


마음에도 작용하는 염증


에드워드 불모어 교수는 저서 <염증에 걸린 마음>에서 우울증의 원인을 ‘염증’으로 지목한다. 몸의 염증이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나아가 우울증 약이 잘 듣지 않는 원인으로도 염증을 지목한다. 혁신적인 의견이다. 후속 연구가 필요한 생경한 주장이지만, 무섭고도 고독한 병인 우울증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흔하디흔한 염증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현대인에게도, 의사인 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염증은 여러 원인 중 세균에 의한 것이 가장 많다고 알려졌다. 면역력이 강하면 세균도 거뜬히 이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쉽게 감염되고 염증 반응이 나고 만다. 마음의 염증인 우울증 역시 세균 같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못되고 악한 이들을 만나거나 스스로를 섬세하게 돌보지 않는다면 세균에 감염되듯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반대로 마음의 면역체계를 단단히 갖추면 우울증의 폐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 근육을 단단히 쌓는 마중물은 자신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음식을 일상적으로 섭취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자.


마음의 염증이 신체의 염증으로 확장되지 않도록, 혹은 신체의 염증이 마음으로 퍼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타인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호흡처럼 채비하는 자세 역시 몸과 마음의 염증을 예방하는 실효적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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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안태환 (프레쉬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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